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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팔리노
     잡것모음 | 2008/09/02 00:50

그날 밤의 거짓말...中

"이번 시험은 피해갈 수 없게끔 교묘하게 만들어놓았다. 때문에 그 시험을 끝내고 나면 너희들은 자신의 신념이 과연 확고한 것인지 의심이 들었다고 고백하게 될 것이다. 실제 상황에서는 배신하지 않았더라도 정신적으로는 배신한 것이 되기 때문이다. 진정한 용기는 다른 사람들과 경쟁하는 마음에서 자신의 소심한 신념을 떠들어대며 남들이 보는 가운데 영웅심을 자랑하는 게 아니다. 난 그런 영웅심 때문에 전쟁터에서 깃발을 층층이 에워싼 채 양들처럼 수천 명씩 죽어나가는 걸 봤다. 진정한 용기는 아무도 너희들을 봐주지 않고 홀로 조용히 자신의 생각을 가다듬을 때 유혹을 거부하는 것일 것이다. 사면을 거부하고 내가 요구한 이름 대신, 감히 모두가 대담하게 거부의 대답을 썼을 때일 것이다. 그 경우 너희들은 비겁하게도 너희 자신을 속이지 않았나, 하는 의심을 슬그머니 마음에 품고 아무것도 아닌 것 때문에 목숨을 버려야 한다는 사실에 화를 내며 사형대 위로 올라게게 될 것이다."

오랜 침묵 끝에 "당신 말이 맞소!" 하고 남작이 불쑥 말을 던졌다.

"벌거벗은 두 수녀 사이에서 잠을 자고 나서야 자신이 욕정을 이겨냈음을 확인했다는 성인을 알고 있소. 우리의 죽음은 모든 의심을 불식시키고 나서야 비로소 영예를 얻을 수 있을 것이오"

...순수한 의미의 자위란 존재할 수 없다. 자위의 순간마저도 상대를 필요로 하는 우리는 언제고 타인의 이목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홀로 조용히 자신의 생각의 가다듬을 때조차도 따지게 되는 건 나의 소신과 외부의 시선 중 어느 쪽을 택할 것인가가 아니라 나를 중심으로, 나에게 돌아올 이익의 순서와 지속의 길이, 극복해야할 공포감의 크기일 것이다. 결국 여러 갈래로 나뉘어지는 듯하지만 사고는 늘 '나'라는 하나의 공통된 테두리 안에서 오십보백보 다툼을 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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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사회의 무술...
     무술모음 | 2008/09/01 23:04

자꾸만 주먹다짐이란 것이 경기화되어 링과 철창 안이란 제한적 공간에서 이뤄지는 것을 보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닭장 속에 갇혀 관전이 대상이 되는 맨손무술. 일반인이 참여하기에는 그 벽이 너무도 높아 특정 소수를 위한 전문 영역으로 들어선 것인데 이것을 과연 인간 사회에 내재된 본유의 것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일까.

과거엔 국가의 공권력이 미치는 범위가 좁았고, 망의 구조마저 무척 헐거웠기에 물리력이 개입할 틈이 널려 있었다. 또한 국가간의 싸움이란 것도 화기의 발달이 미미했기에 육체와 육체가 부딪히는 병기 무술이 주를 이룬 게 고작이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피와 땀을 바쳐가며 무술이란 걸 익혔고, 투쟁을 근본으로 하는 인간 사회의 특성상 어찌되었건 무술에 대한 신념을 저버리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어떠한가. 우스갯소리로 싸움이 붙으며 자해라도 해서 보상금을 뜯어내라고 한다. 개인간 힘의 우위를 판단하는 수단으로 신체의 물리력이 설 자리가 좁아졌으며 그보단 돈과 권력, 즉 사람과 사람 사이의 교류와 흐름을 통해서 형성되는 관계의 산물이 타인을 지배하는 힘의 절대적 원천이 된 것이다. 국가간의 우위 역시 경제력과 그를 바탕으로 한 화기의 유무에 의해 결정되고, 더 이상 머릿수에 의존하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현대사회에서의 새로운 무술을 고민해야 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근육의 강도와 크기가 더 이상 힘과 속도 등의 물리력과 직접적 연관을 맺지 않은 채 바라봐지고 보여주는, 만지고 만져지는 대상으로 쓰임의 변화를 맞이하는 것은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 공간이 예전과 같지 않기 때문이다. 육체의 미가 발하는 강력한 힘. 그 섬세하고 질긴 촉수는 뇌수를 파고들어 우리의 심신을 지배하고 나아가서는 일상에 강력한 파장을 일으킨다. 더 이상 신체는 때려눕히고 제압하는 일방의 것이 아닌, 느낌의 공유를 통해 서로를 통제하는 수단이 되었고 양자간의 승패 역시 관음증마냥 내적이고 개인적인 것이 되었다. 타인을 잡아 쥐고 흔들 때의 쾌감이야 누구나 경험하는 것이지만 그 기저에 단순하기 짝이 없는 한낱 육체가 자리하고 있음은 망상가들로서는 받아들이기 싫은 잔혹한 현실이다. 육체를 둘러싼 환호, (일상을 무대로 한) 실전 무술의 부상을 알리는 신호탄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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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국의 요람 '개축구폐지위원회'
     잡것모음 | 2008/08/25 00:27

구국의 요람
이번 올림픽을 보면서 자연스레 '개축구폐지위원회'가 떠올랐습니다. 이번 올림픽의 최대 수훈은 바로 완전박살난 개축구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당연한 예선 탈락으로 인해 개축구 자신의 허상과 거품, 폐혜를 만천하에 드러낸 만큼 그 솔직한 만큼은 공로를 인정해야한다고 봅니다. 자신과 남에 대한 기만이 일상적인 이 세상 속에서 비록 타의에 의해 완전 초전박살났지만, 도도한 역사의 흐름에 기대서나마 눈이 먼 사람들에게 각성의 기회를 안긴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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